건강

가을여행의 ‘멀미 공포’…감쪽같이 없애는 ‘비법’ 없을까?

바디앤솔

2025년 10월 15일 오전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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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음악은 피하세요”…밝고 경쾌한 음악, 멀미약, 생강캔디, 생강차 티백, 명상 앱, 목베개, 수면 안대, 아로마 오일 등 멀미 예방에 효과/몸 따뜻하게 하는 것도 필수

자동차를 타고 가다 멀미를 일으키는 여성. 종전 연구 결과를 보면 선박 여행자의 60~70%, 자동차 여행자의 40~50%, 비행기 여행자의 10~20%, 고속철도(KTX·SRT) 여행자의 5% 미만이 멀미를 일으키

자동차를 타고 가다 멀미를 일으키는 여성. 종전 연구 결과를 보면 선박 여행자의 60~70%, 자동차 여행자의 40~50%, 비행기 여행자의 10~20%, 고속철도(KTX·SRT) 여행자의 5% 미만이 멀미를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멀미는 여행의 즐거움을 갉아먹는 불청객이다. 멀미는 자동차·배·비행기 등 각종 교통수단을 이용할 때 나타나며, 메스꺼움·어지러움·구토 등으로 이어진다.

여성·어린이와 평형감각이 민감한 사람들은 멀미를 자주 겪는다. 특히 장거리 고속버스나 시외버스를 이용할 때 멀미를 일으키는 승객이 많다. 전체 승객의 최대 50%가 가볍거나 심한 멀미 증상을 겪는 것으로 추정된다. 버스가 흔들리고 급정거하거나 굴곡진 도로를 달리면 멀미 발생률이 더 높아진다.

손쉽게 멀미 증상을 예방하거나 누그러뜨릴 수는 없을까? 전문가들은 멀미 예방용 여행 준비물로 음악(플레이스트), 멀미약, 생강 캔디와 생강 차(티백), 명상 앱, 목베개, 수면 안대, 아로마 오일 등을 꼽는다.

최근 국제학술지 《신경과학 최전선(FrontiersinHumanNeuroscience)》에 발표된 중국 충칭 예술과학대 연구 결과에 따르면 멀미 증상을 완화하는 데는 밝고 경쾌한 음악이 좋은 효과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운전 시뮬레이터로 20~30세 30명에게 멀미를 일으킨 뒤, 다양한 음악을 들려주는 방식으로 시험을 진행했다. 이들 참가자는 뇌파측정기(EEG)를 착용한 채 슬픈 음악, 밝고 즐거운 음악, 부드러운 음악, 열정적인 음악을 각각 60초 간 들었다.

미국 과학문화포털 '스터디파인즈(Studyfinds)'가 소개한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멀미 증상을 부드러운 음악은 평균 56.7%, 즐거운 음악은 57.3%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밝고 경쾌한 음악이 효과적이었다. 자극적인 음악은 멀미 증상을 48.3% 낮춰주는 데 그쳤다. 슬픈 음악은 멀미 증상을 40% 감소시켰다. 이는 자연 회복으로 인한 멀미 감소(43.3%)보다도 더 낮은 수치다.

연구팀은 "긍정적인 음악은 뇌의 보상 시스템을 자극해 기분을 좋게 만들고, 스트레스를 줄이고, 시각과 평형감각의 불일치에서 오는 혼란을 완화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밝고 경쾌한 음악을 담은 플레이리스트는 기분 전환과 멀미 증상 완화에 효과적이다.

"국내 여행 때KTX·SRT등 고속철도 이용하면…멀미 발생률 크게 낮출 수 있어"

종전 연구 결과를 보면 자동차로 여행하는 사람의 40~50%는 멀미를 경험한다. 도로 사정이 썩 좋지 않은 동남아 등 외국 여행길에서는 특히 멀미를 일으킬 확률이 높다. 배를 타고 여행하면 멀미 발생률은 60~70%로 높아진다. 바다의 파도가 높은 상황에서는 배 멀미 발생률이 80% 이상으로 치솟을 수 있다. 비행기 여행 땐 난기류를 겪거나 소형 항공기를 탈 경우 멀미를 많이 한다. 전체적으로는 비행기 멀미 발생률은 10~20%로, 자동차와 배보다 훨씬 더 낮다. 고속철도(KTX·SRT) 등 열차 여행은 궤도를 일정한 속도로 달리기 때문에 멀미를 할 확률이 매우 낮다. 5% 미만으로 추정된다.

멀미에 도움이 되는 방법은 음악 외에도 적지 않다. 멀미는 기본적으로 시각과 내이(속귀)의 평형감각 간 정보 불일치에서 비롯된다. 예컨대 차 안에서 책을 읽거나 스마트폰을 볼 때, 눈은 고정된 화면을 보지만 몸은 움직임을 감지하면서 뇌가 혼란을 일으킨다. 이때 뇌는 독성 물질에 노출됐다고 오해해 구토 반응을 유도한다. 이런 생리적 반응은 몸의 방어기제이지만, 여행 중에는 불쾌한 경험으로 이어진다.

"멀미를 이겨내는 최선책은…시각과 평형감각의 일치를 유도하는 각종 행동"

따라서 멀미를 이겨낼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전략은 시각과 평형감각의 일치를 유도하는 것이다. 자동차에서는 창밖의 특정 지점을 응시하거나 앞좌석에 앉아 먼 곳을 바라보는 게 좋다. 배에서는 중앙 좌석이나 수평선을 바라보는 게 효과적이다. 비행기에서는 날개 부근의 좌석에 앉으면 흔들림이 줄어 멀미를 덜 할 수 있다.

환경적 요인도 멀미 예방 및 완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밀폐된 공간이나 불쾌한 냄새는 멀미를 악화시킬 수 있다. 신선한 공기를 공급하거나 환기 장치를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 약물 치료 역시 널리 쓰인다. 차를 타고 이동하기 전에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면 좋은 멀미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스코폴라민 패치(일명 키미테 패치)를 귀 뒤에 붙이면 멀미 예방에 좋다. 생강차나 생강캔디는 멀미도 줄이고 속을 편안하게 해준다.

심리적인 안정을 취하는 것도 멀미 예방에 좋다. 스트레칭, 명상, 이완 호흡법 등은 긴장을 완화하고 신체적 안정감을 높여준다. 최근에는 가상현실(VR)을 활용한 적응 훈련이나 평형감각 강화 운동도 주목받고 있다.

"수면 안대, 귀마개 준비 바람직…심한 일교차에 즉각 대응할 넥워머·스카프 등 유용"

수면 안대와 귀마개는 외부 자극을 차단해 안정된 환경을 조성하는 데 좋다. 스트레칭용 밴드나 명상 도구를 이용하면 긴장을 풀고 신체적 안정감을 높일 수 있다. 음악은 이러한 심리적 안정과 신체적 조화를 동시에 이끌어내는 도구가 될 수 있다. 계절과 상관없이 여행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멀미 예방용 준비물도 있다. 가을에는 기온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아이템이 필요하다. 얇은 넥워머나 스카프는 아침저녁의 심한 일교차에 대비하는 데 좋다. 겨울에는 체온 유지가 더 중요해진다. 장갑과 두꺼운 양말, 보온 슬리퍼는 추위로 인한 신체적 긴장을 완화해 멀미 예방에 도움을 준다. 휴대용 손난로는 손끝의 체온을 유지해 심리적 안정감을 높여준다. 보온용 담요를 준비하면 장거리 여행 때 쾌적한 환경을 유지할 수 있다.

멀미는 단순한 생리적 반응이 아니다. 심리적·환경적 요인이 어우러져 생기는 현상이다. 계절에 맞는 준비물과 음악을 함께 활용하면 멀미로 인한 불편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밝고 경쾌한 음악을 들으면 특히 뇌 후두엽(시각정보 처리 영역)의 뇌파에 큰 변화가 생긴다. 멀미가 생기면 후두엽의 활동이 줄어든다. 반면 음악을 들으며 회복하는 과정에서는 '알파파'가 증가하며 안정된 상태로 돌아간다. 음악은 단순한 감정 조절 수단이 아니다. 신경학적 회복을 유도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 음악은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자주 묻는 질문]

Q1. 음악이 멀미 완화에 도움이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1. 밝고 즐거운 음악은 뇌의 보상 시스템을 자극해 기분을 좋게 만들고 스트레스를 줄이며, 시각과 평형감각의 불일치에서 오는 신경계 혼란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특히 부드럽고 온화한 음악은 뇌파를 안정시키는 효과도 있어 멀미 증상을 줄이는 데 효과적입니다.

Q2. 가을과 겨울 여행 시 멀미 예방을 위해 어떤 준비물을 챙기면 좋을까요?

A2. 가을에는 얇은 스카프, 생강차 티백, 밝은 음악 플레이리스트가 유용하며, 겨울에는 장갑, 손난로, 따뜻한 허브티와 함께 멀미약이나 보온용 담요를 준비하면 좋습니다. 계절에 맞는 보온과 심리적 안정이 멀미 예방에 큰 도움이 됩니다.

Q3. 멀미를 줄이기 위한 비약물적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A3. 창밖의 고정된 지점을 바라보거나 흔들림이 적은 좌석을 선택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또한 스트레칭, 명상, 이완 호흡법 등으로 심리적 긴장을 완화하고, 은은한 향의 아로마 오일이나 수면 안대, 귀마개 등을 활용해 안정된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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